1. 책소개
경제학 교수 장하준의 10년 만의 신작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학자이며, 17권의 책을 썼습니다. 그중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가 주요 저서입니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는 마늘부터 초콜릿까지 우리가 실생활과 식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경제학을 이야기합니다. 지루하거나 어렵기만 한 경제학이 아닌, 익숙한 음식 재료로 이야기하는 경제학입니다. 18가지 재료로 만나는 경제학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경제와 우리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줄거리
책의 머리말부터 '마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국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식재료인 마늘이 곧 한국인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단군신화에서 100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곰, 웅녀와 환웅이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 단군이 고조선의 초대 왕입니다. 단군신화에서 조차 등장하는 마늘은 한국인과는 뗄 수 없는 사이라는 것입니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경제학이 우리 삶에 크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학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큽니다. 경제학은 개인적 또는 집단적인 경제적 변수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경제적 변수를 넘어 인간의 정체성, 우리의 규정을 변화시킨다는 뜻입니다. 경제학은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그 정책은 개인의 경제적 행동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18가지 음식 재료 중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재료들도 등장합니다. 특히 오크라와 코코넛이 그러합니다.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많이 생겨난 요즘에야 코코넛은 꽤 친숙한 재료이긴 합니다만, 마늘이나 고추에 비해서는 많은 한국 요리에 사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크라와 코코넛을 설명하는 챕터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사적, 경제학적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오크라는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납치되어 온 사람들과 함께 아메리카 땅에 들어왔습니다. 노예제도가 많은 열강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이기도 합니다. 아주 중요한 자본 동원 수단의 하나였던 것이 바로 노예였습니다. 주택 담보 대출이 시작되기 몇백년 전부터 노예가 된 인간들이 대출의 담보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슬프고 아픈 과거 역사적 사실로 보았을 때, 자본주의와 자유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유와 자본주의는 갈등 관계이기도 하면서 상호 모순적이기도 할 만큼 복잡합니다.
코코넛 이야기에서는 가난한 나라와 부자인 나라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합니다. 흔히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사람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부자인 나라의 사람들보다 훨씬 오랜 기간, 긴 시간 동안 일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 나라만큼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생산성'입니다. 생산성이 낮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난의 원인은 정치적, 역사적, 기술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이러한 원인은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닭고기에서는 평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평등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고추와 관련해서, 쓰촨성의 모든 음식에는 고추가 들어간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메뉴판에 고추의 개수가 0이어도 그건 맵기의 단계를 나타낼 뿐, 고추가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곧 쓰촨성의 음식에 고추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쓰촨성의 음식에 항상 고추가 들어가는 것이 당연해서 고추의 유무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너무 당연해서 중요시하지 않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무보수 돌봄 노동'입니다. GDP가 무시하는 경제활동이라고 표현되었습니다. 돌봄 노동 없이는 사회와 개인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라임 이야기에서는 비타민C 부족으로 항해 도중 사망했던 해군들을 위해, 라임을 제공하고 라임을 통해 비타민C를 꼭 섭취할 수 있도록 했던 영국의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개인에게 맡겼다면 아마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C 부족으로 병을 얻고, 사망할 수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지역, 국가, 국제 기구 차원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효과적입니다. 앞으로의 인간 삶에 있어서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사업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3. 느낀 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할 때, 경제학의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지식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막연하게 깨달은 것에 가깝습니다. 왜 중요하며 어떻게 경제학이 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까지는 깊게 생각하거나 탐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를 읽으면서 그 이유와 방법이 조금은 구체회 된 듯싶습니다. 경제학은 지방과 중앙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그 정책들은 기업과 개인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글로벌, 세계화 시대인 만큼 수출과 수입 정책 및 규제에도 경제학은 필수적인 학문이자 지식입니다.
경제학은 공부를 할 때도 절대로 '쉽다'는 평이 나오지 않았던 학문입니다. 다만 나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배우고 싶다는 학구열이 함께 작용해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또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내가 대학생일 때 이 책이 나왔다면, 내가 조금 더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8가지의 음식 재료와 경제학의 만남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각 재료에 얽힌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 역사적 사실, 경제학적 측면의 이야기를 모두 아우르는 책이라 더욱 신기했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나의 삶과 관련된 경제학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삶까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특히 닭고기와 라임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생각하여 중요성을 잊은 영역과 개인과 시장에 맡겨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 기후 위기 속 앞으로의 삶에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후 위기 속에서 국제기구, 지역과 국가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시기에 저 또한 개인으로써 미약할지라도 변화를 촉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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